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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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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5868
2012.11.09 (07:09:17)

화창한 4월 가족과 함께 떠난
제주여행의 아름다움....
성산포에 오시면 즐길수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세요
---정현아(서울예고 재학중)


<<잊지 못할 4월여행>>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온다.오늘 더욱 눈부시게 느껴지는건 모처럼 여행을 떠난다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더우기 이번 여행은 멀리 제주도로 온가족이 함께 갈 수 있어서 더욱 설레고 기대되는 여행이다. 아~얼마만인가...아마도 2년쯤 되었나보다. 학교에서도 내내 제주 생각에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시계만 자꾸 쳐다봤다. 지난해 여름, 제주도로 음악캠프를 가긴 했지만 캠프일정이 워낙 빠듯해서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비행기가 아니라 인천에서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비행기로는 1시간이면 날아가는 거리지만 배로는 13시간이나 걸리는 지루한 여정이지만 가다가 아침에 배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은 둥실 풍선처럼 떠오르는 듯 했다.

 

선실안 2층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배위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어떤 모습일까' '제주에 가면 유채꽃이 예쁘다는데'.. 게다가 이번 여행은 바다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스쿠버 다이빙을 할 계획인데... '바닷속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살고 있을까? 상어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많은 생각에 잠겨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

 

꿈을 꾸는 듯 했는데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에 성급히 달려가보니 망망대해에서 해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정말 혼자 보기에 너무나 아까운 장관이었다.음악으로 표현하면 마에스토소? 아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숨이 멎는 듯 했다.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소란하기까지 했다.순간의 아름다움을 담는데는 역시 사진보다 더 현실적인 산물은 없을테니까. 아침을 먹고 나서야 우리 가족은 제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여기가 아름다운 제주구나.' 배에서 내리는 순간 너른 유채꽃밭이 우리를 반겨준다. 엄마는 하느님이 대한민국에 내려준 귀한 선물중 하나가 제주도라면서 아름다운 섬 제주를 많이 많이 즐기다 가자고 하신다.


우리들의 첫 목적지는 성산포, 그곳에서 반가운 사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먼저 성산포로 출발한 이모가 그곳에서 이미 다이빙을 즐기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산포로 가는 차안에서 택시기사 아저씨는 제주의 설화에 대한 재미난 얘기를 들려 주었다. 제주도 창조 여신인 설문대 할망은 옥황상제의 셋째딸인데 덩치가 어마어마 했다고 한다. 할망이 흙을 몇번 날라 만든 것이 한라산이고 이 흙을 나를 때 터진 치마 사이로 떨어진 흙덩이가 제주도 전역에 퍼져 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서귀포 고군산에 엉덩이를 걸치고 서귀포 범섬 앞바다에 다리를 걸쳐놓고는 물장구를 쳤는데 고군산 정상에 분화구가 패인 건 할마의 엉덩이 때문이라나. 빨래를 할 때는 성산 일출봉을 빨래 바구니로 삼았고, 그 성산앞바다에 있는 우도는 빨래판으로 썼다는 것이다. 뻥이요. 그래도 참 재미있는 얘기였다. 더 재미있는 것은 우도가 오줌을 싸서 그 오줌이 바다를 이뤄 섬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어낸 설화라지만 너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얘기들이었다. 하지만 귀에 익은 일출봉이며 우도같은 곳엔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택시기사 아저씨의 입담은 참으로 구수하고 가끔씩 제주 사투리를 들려줘 우리 가족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낯선 곳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을 만나다는 것, 바로 이것이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이제 내가 새롭게 접할 이번 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바로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 그것도 그 신비의 바닷속을 우리 가족이 함께 했다는 것이다. 성산포로 가는 길은 환상의 꽃길이었다. 한편으론 바다를 끼고 돌면서 양옆으로 그야말로 유채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강력추천 드라이브 코스였다. 유채꽃밭엔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신혼부부며 관광객들의 물결로 북적였다. 우리도 가던길을 멈추고 하트모양의 아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꽃밭을 누비면서 화창한 4월의 햇살을 즐겼다. 왜냐하면 절대 공짜가 아닌, 입장료를 내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얄팍한 상술에 질리는 느낌이다. 이 유채밭은 순전히 관광객을 상대로 입장료를 벌기 위해서 시즌에 맞춰 꽃을 피우게 하고 유채기름도 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본전을 찾아야 한다.우리집 알뜰살뜰 살림꾼 큰딸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본전찾기 관광인 셈이다.

 

조금 꿀꿀한 기분을 뒤로 하고 달려가다가 우리 앞에 우뚝 서있는 성산 일출봉을 본 순간 가슴이 턱 막히는 듯 했다. 마치 씩씩한 장군이 제주바다를 지키는 듯한 형상으로 일출봉이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일출봉에 먼저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막내 재련이가 이모를 만나는 순간 바다에 가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할 수없이 우리는 바다체험을 먼저 하기로 했다. 즐거운 여행길에 동생이랑 의견충돌로 맘을 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한발 양보를 한 것이다. 사실 오래전부터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중에 하나가 바로 바닷속 탐험이었다.

 

지난해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언젠가 한번쯤 바다에 가게되면 꼭 한번 해보리라 기대했던 순간이다.우리는 먼저 바다에 들어가지전 간단한 교육을 받았다. 대롱을 매단 마스크를 쓰고 스노클링을 하면서 얕은 바다에서 헤엄을 쳐보고 이어서 호흡기와 공기통을 매고 바닷속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막내동생은 지난 2월에 이모와 함께 필리핀으로 다이빙을 다녀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척 익숙한 모습이었다.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씩씩하게 바다로 도전장을 낸 것이다.

 

1시간쯤 교육을 받은 후 우리는 배를 타고 5분쯤 되는 거리로 나갔다. 어깨에는 무거운 공기탱크를 매고 호흡기를 입에 물고 배에서 떨어져야 되는 순간이다. 사실 속으론 덜덜 떨리고 무서웠지만 막내동생이 지켜보고 있어서 애써 태연한 척 큰숨을 내쉬면서 침착하려 노력했다. 질끈 눈을 감고 풍덩 바닷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생각보다 그리 무섭지도 않았고 이모와 함께 한다는 사실이 마음 든든하기도 했다. 게다가 11살 꼬마인 막내동생도 하는데 큰누나 체면이 있지.....

 

바다로 들어가는 순간 참으로 기분이 묘했다. 늘 바라만 보던 신비의 바닷속을 힘도 들이지 않고 이렇게 바라 볼 수 있을 줄이야. 게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풍경은 신비의 세계였다. 온갖 물고기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감태라는 해초는 커다란 손바닥처럼 흔들거리면서 어서 오라고 반겨주는 듯 했다. 가시복이라는 물고기는 물속에서 사람을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이모가 가시복을 톡톡 치는 순간 가시복은 모습을 또르르 말더니 공처럼 둥근 모양이 되었다. 물속에서도 재련이는 즐겁다고 연신 웃는 표정이 역력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

난 수중세계는 즐거운 충격이자 잊지못할 즐거움이었다. 다음엔 엄마와 아빠도 함께 들어가자고 해야겠다. 친구들에게도 마구마구 자랑하고 싶은 경험이었다. 물속에서 나오자 심한 시장기를 느꼈다. 점심은 싱싱한 해물들로 가득한 밥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 앞바다에서만 나온다는 홍삼은 해삼보다 더 크고 색이 붉었는데 바다의 산삼이라면서 귀한 것이라고 했다.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우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우도는 마치 돌아누운 소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제주의 옛 정취가 전혀 손상되어 있지 않고, 작지만 곳곳에 기막힌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탐라 제1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버스를 타고 해안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도는데 가는 곳마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다. 제주도는 얼마전 대장금을 촬영한 곳이어서 멋진 장면을 볼 때마다 참으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곳 우도는 여름향기를 찍은 곳이라는데 눈을 대면 어디나 다 촬영지가 될 만큼 멋진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산호사해수욕장은 산호가 부셔져 형성된 동양 유일의 해수욕장이라는데 영화 '시월애'의 촬영장소란다. 하얀 모래사장이 밀가루라도 뿌려놓은 듯 고왔지만 무엇보다도 코발트 빛깔의 바다색이 환상 그 자체였다.

 

특히 검멀레 해수욕장은 모래색깔이 까만 해수욕장이어서 정말 특이한 곳이었다. 이곳의 검은모래는 찜질효과가 좋다는데 찜질방 좋아 하시는 우리 엄마에게 아주 적합한 곳인 듯 했다. 하지만 아무도 찜질을 하지 않아서 우리 가족도 그냥 동굴만 구경했다. 이곳 동굴에서 전에 음악회를 열었다는데 물이 빠지면 깊숙한 곳까지 돔 형상이 되니까 자연스런 음향판 역할을 하게 되니까 음악회를 할 만도 했다. 하지만 바닥이 울퉁불퉁 해서 어떻게 무대를 만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언젠가 나도 저 곳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해 보면 어떨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섭지코지에 가서 해지는 석양을 봐야한다는 이모의 말에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해서 우도를 떠났다. 서둘러 올라간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의 촬영장소인지라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세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텅빈 하늘만 가득했다.이모의 말로는 예전에 섭지코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멋있었다고 한다. 여명의 눈둥자를 촬영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저 장면이 사이판 아니냐고 할만큼 원시의 모습이었는데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점점 모습이 달라져 간다고 한다. 그래도 내 눈엔 여전히 야성미 넘치는 절벽과 파도소리며 초원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조랑말의 모습들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섭지코지에서 바라본 하늘은 한없이 넓고 붉은빛깔이 서울의 것과는 완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좋은 곳이다. 가는 곳마다 경치도 새롭고 어디서나 바다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제주도.... 어느새 제주의 향기가 우리 가족의 가슴속에 노을빛처럼 퍼져오르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다음날 우리가족일행은 이모의 길안내로 세화에 있는 다랑시 오름을 가기로 했다. 오름은 기생화산으로 큰 화산의 측면에 붙어서 생겨난 작은 화산체라고 한다. 한라산이 화산 폭발을 할 때 그 압력이 한라산 분화구로 나오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이 바로 오름이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그마한 민둥산 같았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작은 화산의 분화구였다.

 

도대체 제주도는 언제까지 활화산으로 활동을 한 것이었을까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에 나오는 화산처럼 그렇게 활활 타오르다가 어느날 대폭발을 했을거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거리기도 하고 무척 대장관을 이루었을거라는 생각에 그모습을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컸다. 기록을 찾아보니 제주도의 화산활동은 고려중엽 1002년과 1007년에 일어난 용암류의 분출과 화산체의 생성이 있었다고 <高麗史>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아~ 타임머신을 타고 고려의 여인으로 돌아가 한라산이 불타오르던 그 모습을 보고싶다"고 하니 어머니께서는 "그럼 우리 현아는 바이올린은 못할거다" 하신다. 그러자 동생 윤혜는 "아니야, 언니는 아마 거문고나 가야금연주라도 하고 있었을거야"라고 말하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우리가 올라간 다랑쉬 오름은 달처럼 둥글다해서 다랑쉬라는데 '다랑쉬.. 다랑쉬... '입속에서 자꾸만 웅얼거려보니까 정겨운 이름이었다. 다랑쉬오름은 도랑쉬 달랑쉬라고도 하는데 높이가 382m로 이 일대에서 가장높은 산이다.이 다랑쉬오름의 정상에 올라보니 안으로 깊게 패인 모습이 마치 한라산 백록담 같은 모습이었다. 무엇 보다도 정상에서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멀리 한라산 정상도 보이고 성산 일출봉이며, 바다에 떠있는 우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군데 군데 노란빛으로 펼쳐지는 유채꽃밭이 어찌나 예쁘고 화려한지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름다움에 취해서 바라보는 것도 잠깐이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모로부터 이곳 다랑쉬 마을의 슬픈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1948년 4월 3일부터 6년여 동안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폭도'나 '빨갱이'로 몰려 억울하게 죽어간 일이 있는데 다랑쉬 오름 아래에 살고 있던 20여가구의 가족들이 토벌작전 때 다랑쉬 오름 아래 굴 속에서 모두 숨졌단다. 길가에 외로이 서 있는 비석에서 아무도 살지 않는 <잃어버린 마을>이 되었다는 너무나 슬픈 얘기를 읽는순간, 얼마전 보았던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가 떠올랐다. 6.25 전쟁으로 인해 같은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없이 억울하게 죽어갔던 슬픈 우리의 역사 현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바로 이곳에도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다랑쉬 오름을 내려오면서 나는 가족의 소중함을 한번 더 생각했다.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던 다랑쉬 마을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던 가족들이 어느날 슬픈 비극의 모습으로 사라지던 그 아픔의 현장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태극기를 휘날리며>에서 보았던 형의 모습, 동생을 끝까지 지키려 몸부림치던 처절한 모습을 함께 떠올렸 보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아름다운 제주여행에서 가족의 끈끈함과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우고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귀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잊지못할 4월의 제주 여행이었다.

200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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